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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 운송차주(레미콘 기사)는 노조법상 근로자

  • 작성자 : 노무법인 두레
  • 작성일 : 2026.07.25
  • 조회수 : 87

[판결 요지]

레미콘 회사로부터 받는 운송비 등 금원이 주된 소득원인 점, 레미콘 운송계약의 내용을 레미콘 회사가 일방적으로 결정하였다고 볼 수 있는 점(계약 내용도 레미콘 운송차주의 의무사항과 계약해지 사유 위주), 운송 업무는 레미콘 회사에 필수적이고 레미콘 회사의 사업을 통해서만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점, 레미콘 운송계약은 상당정도 전속적이고 지속적이라고 평가되는 점, 업무수행 과정에서 임의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거의 없는 등 비록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할 정도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레미콘 회사의 지휘, 감독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 점, 레미콘 운송횟수에 따른 운송비는 제공한 노무에 대한 대가로 지급된 것인 점, 레미콘 회사와 경제적ㆍ조직적 종속관계를 이루고 있어 근로자 정의규정 및 입법취지를 감안할 때 노조법상 근로자로 인정할 필요가 있고, 대등한 교섭력 확보를 위해 노동3권을 보장하는 것이 헌법 제33조의 취지에도 부합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레미콘 운송차주(레미콘 기사)는 노조법상 근로자로 보아야 한다.


1. 사안의 경위

서울행정법원 2026.2.13. 선고 2024구합76720 판결(이하 ‘대상판결’이라 한다)의 원고는 경기도 내 레미콘운송에 종사하는 사람을 조직대상으로 설립된 지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레미콘 회사’)은 레미콘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의 조합원은 레미콘 회사와 레미콘 운송계약을 체결한 후 본인 소유의 콘크리트 믹서트럭으로 레미콘을 건설 현장으로 운송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자(이하 ‘레미콘 운송차주’)이다.


원고는 2024.4.4., 4.12. 레미콘 회사들에게 2024년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했으나 레미콘 회사가 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3 제1항상의 단체교섭 요구사실을 공고하지 않자, 동조 제2항에 따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교섭요구사실공고 시정신청을 하였으나 레미콘 운송차주가 노조법상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기각되었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재심을 신청했으나,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레미콘 운송차주를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어 원고의 신청인 적격이 결여되었다는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이후 대상판결의 원고는 레미콘 운송차주는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이고, 레미콘 운송차주를 조합원으로 한 원고는 노동조합법상 노동조합이므로, 레미콘 회사는 노동조합법령에 따라 원고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며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결정이 위법하다고 소를 제기하였다.


 


2. 대상판결의 주요 내용


대상판결은 노무제공자인 학습지교사의 노조법상 근로자성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4두12598, 12604 판결)의 판단기준을 인용하면서 레미콘 운송차주의 노조법상 근로자성을 구체적으로 판단하였다.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는 타인과의 사용종속관계하에서 노무에 종사하고 대가로 임금 기타 수입을 받아 생활하는 자를 말한다. 구체적으로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노무제공자의 소득이 특정 사업자에게 주로 의존하고 있는지, 노무를 제공받는 특정 사업자가 보수를 비롯하여 노무제공자와 체결하는 계약 내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지, 노무제공자가 특정 사업자의 사업 수행에 필수적인 노무를 제공함으로써 특정 사업자의 사업을 통해서 시장에 접근하는지, 노무제공자와 특정 사업자의 법률관계가 상당한 정도로 지속적ㆍ전속적인지, 사용자와 노무제공자 사이에 어느 정도 지휘ㆍ감독관계가 존재하는지, 노무제공자가 특정 사업자로부터 받는 임금ㆍ급료 등 수입이 노무 제공의 대가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노동조합법은 개별적 근로관계를 규율하기 위해 제정된 근로기준법과 달리, 헌법에 의한 근로자의 노동3권 보장을 통해 근로조건의 유지ㆍ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ㆍ사회적 지위 향상 등을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이러한 노동조합법의 입법 목적과 근로자에 대한 정의 규정 등을 고려하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노무제공관계의 실질에 비추어 노동3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는지의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하고, 반드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한정된다고 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4두12598, 12604 판결 등).


①겸업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고, 운송비, 보조금 등이 레미콘 운송차주의 주된 소득원임이 명백하다.


②레미콘 운송계약의 내용을 레미콘 회사가 일방적으로 결정하였다고 평가될 수 있다(계약 내용도 레미콘 운송차주의 의무사항과 계약해지 사유 위주임).


③운송 업무는 레미콘 회사에 필수적이고 레미콘 회사의 사업을 통해서만 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


④레미콘 운송계약은 상당정도 전속적이고 지속적이라고 평가된다.


⑤레미콘 회사가 일방적으로 정한 출하계획에 따라 근무시간, 근무장소 등이 결정되고, 레미콘 운송차주는 레미콘 회사의 운반 지시를 거부할 수 없다. 레미콘 회사는 자신의 비용으로 설치한 GPS 장비를 통하여 레미콘 운송차주의 운행 동선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도 하였다. 업무수행 과정에서 임의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거의 없는 등 비록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할 정도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레미콘 회사의 지휘, 감독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⑥콘크리트 믹서트럭이 고가의 장비임은 인정되나, 레미콘 운송횟수에 따른 운송비는 제공한 노무에 대한 대가로 지급된 것이다.


⑦레미콘 회사와 경제적ㆍ조직적 종속관계를 이루고 있어 근로자 정의규정 및 입법취지를 감안할 때 노조법상 근로자로 인정할 필요가 있고 대등한 교섭력 확보를 위해 노동3권을 보장하는 것이 헌법 제33조의 취지에도 부합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레미콘 운송차주는 노조법상 근로자로 보아야 한다.


3. 대상판결의 의의


과거 대법원은 레미콘 운송차주의 노조법상 근로자성을 부정하였다(대법원 2006.10.13. 선고 2005다64385 판결). 레미콘 차주 겸 운송기사를 사용종속 관계에서 노무에 종사하고, 그 대가로 임금 등을 받아 생활하는 노조법에 정한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후 학습지 교사의 노조법상 근로자성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에서 일반적인 근로자에 비하여 사용종속관계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약한 노무제공자에 대해서도 경제적ㆍ조직적 종속관계하에서 대등한 교섭력 확보를 위해 노동3권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또 대법원 2018.10.12. 선고 2015두38092 판결(방송연기자 판례)은 “전속성과 소득 의존성이 강하지 아니한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들어 방송연기자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임을 부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하는 등 법리를 보완, 발전시켰다.


본 대상판결 바로 직전에도 부산지방법원 항소심 판결에서 이미 레미콘 운송차주들에 대해 노조법상 근로자성을 인정하고 이들의 쟁의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부산지방법원 2025.10.16. 선고 2025노339 판결; 확정). 대상판결은 노무제공자의 노조법상 근로자성 인정범위 확대 경향을 그대로 반영한 판결로 평가될 수 있다.


대상판결은 기존 대법원 판례와는 달리, 노조법 제2조 제1호의 근로자성을 판단 시 사업자와 대등한 위치에서 노무제공조건 등을 교섭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할 필요성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최근 판례의 경향을 재확인한 점에 그 의의가 있는 것이다.


끝으로 본 판결을 비롯한 노무제공자 노동조합에 대한 인정 경향 확대로 인해 레미콘 운송차주보다 전속성이 낮은 화물연대의 지입차주나, 정유회사의 휘발유ㆍ경유 등 석유류 제품을 유조차로 운송하는 유조차 기사들(본인 소유 차량을 운수회사 명의로 등록하는 지입 형태가 대부분)도 노조법상 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