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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해고의 정당성

  • 작성자 : 노무법인 두레
  • 작성일 : 2021.10.02
  • 조회수 : 619

[판결 요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하지 못한다고 하여 해고를 제한하고 있다. 사용자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해고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할 때에도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근무 성적이나 근무 능력이 불량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에 해고할 수 있다고 정한 취업규칙 등에 따라 근로자를 해고한 경우,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무 성적이나 근무 능력이 불량하다고 판단한 근거가 되는 평가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어야 할 뿐 아니라, 근로자의 근무 성적이나 근무 능력이 다른 근로자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정도를 넘어 상당한 기간 동안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최소한에도 미치지 못하고 향후에도 개선될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 경우에 한하여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이 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업무의 내용, 그에 따라 요구되는 성과나 전문성의 정도, 근로자의 근무 성적이나 근무 능력이 부진한 정도와 기간, 사용자가 교육과 전환 배치 등 근무 성적이나 근무 능력 개선을 위한 기회를 부여하였는지 여부, 개선의 기회가 부여된 이후 근로자의 근무 성적이나 근무 능력의 개선 여부, 근로자의 태도, 사업장의 여건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은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를 금지하고 있다(제23조 제1항). 그런데 「근로기준법」에서는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관하여 더 이상 규정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해고의 정당성은 학설 및 판례를 통하여 그 법리가 형성되어 왔다.

「근로기준법」상 별도로 규정하고 있는 사용자 측 사정에 의한 해고(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제24조 및 제25조)를 별론으로 한다면,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는 근로자 측 사정에 따른 해고는 크게 징계해고와 통상해고(징계와 무관한 해고)로 구분된다. 통상해고의 유형으로는 ①업무 능력의 결여, ②적격성(자격 등)의 결여, ③계약상 의무 위반, ④사생활의 비행 등이 거론되지만, ③과 ④의 경우에도 징계 절차를 통한 해고가 가능하다. 따라서 순수한 통상해고의 영역은 업무 능력 내지 적격성의 결여 또는 예외적으로 장기간 근로 제공이 불가능한 경우(구속 내지 수감 등) 등이 있는데, 이 가운데 법률 분쟁은 주로 업무 능력 결여에 따른 해고에서 문제 되고 있다. 대상 판결 역시 업무 능력의 결여로 인한 통상해고의 정당성이 다투어진 사례이다. 주요 사실관계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원고인 근로자들(2인)은 피고인 회사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실시한 인사평가 결과, 유사 직(사무연구직 과장 이상 직원) 중 최하 순위에 해당하는 저조한 업무 실적을 받았으며, 이로 인하여 3~4차례의 직무 경고를 받은 바 있다. 이에 원고들은 장기간 실적 부진을 이유로 한 교육(10개월)을 받은 후 직무를 재배치받았다. 그러나 직무 재배치 이후 실시된 평가(2016년 상반기 다면평가)에서도 업무 역량 부족이 지속적으로 지적되었으며, 이에 회사는 근로자들을 취업규칙에 근거하여 해고하였다. 원고들은 피고의 취업규칙상 해고 사유가 「근로기준법」 제24조에 위반되고 원고들에 대한 인사평가 기준이 불공정하였다는 것을 이유로,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하지 않다고 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1심 법원과 원심, 그리고 대법원 모두 이 사건의 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하였다. 대상 판결에서 대법원은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근무 성적이나 근무 능력이 불량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에 해고할 수 있다고 정한 취업규칙 등에 따라 근로자를 해고한 경우,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무 성적이나 근무 능력이 불량하다고 판단한 근거가 되는 평가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어야 할 뿐 아니라, 근로자의 근무 성적이나 근무 능력이 다른 근로자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정도를 넘어 상당한 기간 동안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최소한에도 미치지 못하고 향후에도 개선될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 경우에 한하여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라는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원칙하에 대법원은 ①회사의 인사평가가 상대평가 방식을 취하고 있긴 하지만, 불합리성을 보완하고자 최저 등급에 대한 재량을 두었으며, ②비교적 장기간의 인사평가(약 6년)를 근거로 충분한 기간의 직무교육을 실시하였고, ③교육 후 직무 재배치가 유사 업무에서 이루어졌으며, ④이러한 회사의 행위들이 해고 회피 노력 차원에서 일회적으로 실시되었고, ⑤직무 재배치 이후에도 원고들의 업무 역량 부족과 잘못이 여러 차례 반복되고, ⑥직무 재배치 이후의 원고들의 협조적 자세가 나타나지 않았고(업무향상계획서 제출 거부 등) 기타 개선 의지가 부족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대상 판결을 살펴보면, 이 사건이 인사평가를 근거로 한 통상해고의 유효성을 인정하였다는 점은 명확하지만, 근래에 문제가 되어 왔던 ‘저성과자 퇴출 프로그램’을 통한 통상해고의 법리와는 분명한 차이를 두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 법원에서 직무 능력 등을 이유로 한 해고의 정당성이 부정된 사건들을 살펴보면, ㉠상대평가 방식으로 저성과자 일반의 퇴출을 제도화하거나, ㉡평가 결과에 따라 매년 반복적으로 단기간의 직무교육을 반복적으로 실시하거나, ㉢직무교육 결과에 따른 불이익(감봉, 징계 등)을 미리 예정하고 있거나, ㉣기존의 직무와 연계되기 어려운 업무로 배치 전환을 하는 등의 사실을 부당해고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결국 대상 판결은 ①~⑥의 사실들을 바탕으로, 원고들이 단순히 업무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는 업무 능력의 결여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 사건이 단순히 ‘대법원이 저성과자의 통상해고를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오해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김근주(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