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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판례리뷰] 육아휴직자에 대한 불이익처우

  • 작성자 : 노무법인 두레
  • 작성일 : 2023.05.20
  • 조회수 : 539

【판결 요지】


남녀고용평등법 관련 규정의 문언, 체계 및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사업주가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4항에 따라 육아휴직을 마친 근로자를 복귀시키면서 부여한 업무가 휴직 전과 ‘같은 업무’에 해당한다고 보려면,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 등에 명시된 업무내용뿐만 아니라 실제 수행하여 온 업무도 아울러 고려하여, 휴직 전 담당 업무와 복귀 후의 담당 업무를 비교할 때 그 직책이나 직위의 성격과 내용ㆍ범위 및 권한ㆍ책임 등에서 사회통념상 차이가 없어야 한다. 만약 휴직기간 중 발생한 조직체계나 근로환경의 변화 등을 이유로 사업주가 ‘같은 업무’로 복귀시키는 대신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다른 직무’로 복귀시키는 경우에도 복귀하는 근로자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이 있어서는 아니 된다.?



마트를 운영하는 종합유통업 회사에 근무하던 원고는 1999년 입사한 후 2011.4.1. 대리로 승진하였고, 같은 해 8월에 ‘발탁매니저’로 인사발령을 받아 근무하던 중 2015.6.13.부터 1년간의 육아휴직을 사용하였다. 본래 매니저 직책은 과장 직급 이상만 담당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나, 대리 직급 직원이 임시로 맡는 경우 ‘발탁매니저’라 하였고 총 20만 원의 수당을 지급하였다. 육아휴직 기간 도중이던 2016년 2월 원고는 육아휴직 종료 의사를 회사 측에 통지하였는데, 회사는 ‘육아휴직 대체근무자가 원고가 맡았던 생활문화매니저 직책을 2015년 10월부터 수행하고 있다’는 이유로 매니저보다 아래 직책인 ‘담당’으로 인사발령하였다. 이러한 인사발령이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4항 위반으로 부당한 전직명령인지 다투어진 사안이다. 지노위와 중노위에서 부당전직 구제신청이 인용되었으나 중노위 재심판정 취소청구의 소송에서는 1심과 2심에서 근로자 측이 패소하였고 상고심에서 파기 환송 결정이 내려졌다.  


대상판결의 가장 큰 의의는 육아휴직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를 금지하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3항과 제4항의 해석론을 제시하였다는 점이다. 이 사건 1심과 항소심 판결에서는 제19조 제4항의 “휴직 전과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의 해석론만을 검토하였으나, 상고심에서는 제19조의 문언과 전체적인 체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을 때 제19조 제4항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를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대상판결은 동조 제4항은 육아휴직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를 금지하는 제3항을 보다 구체화한 것이라고 설시하였다. 따라서 제4항 위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단순히 육아휴직 전후의 임금 수준만을 비교하여서는 아니 되고” 임금 외 다른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을 때 제3항의 입법취지와 맥락을 고려하여 “실질적으로 불이익이 있었는지” 판단하였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임금 수준이 같기만 하면 제19조 제4항 위반이 아니다’라는 해석론은 제19조 제3항에서 육아휴직 사용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를 금지하는 입법자의 의사에 반하는 것임을 명확히 한 것이다. 제4항의 문언만 볼 경우에는 같은 업무이거나 임금 수준이 같은 업무로 복귀시키면 법 위반이 아닌 것으로 해석할 소지가 있으나, 이러한 해석은 제19조 제3~4항의 입법취지와 내용에 반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상판결이 제시한 제19조 제3항의 입법취지와 내용은 무엇일까. 대상판결은 제3항의 불리한 처우란, “육아휴직으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불이익 전반을 의미하므로 사업주는 육아휴직 사용자에게 업무상 또는 경제상의 불이익을 주지 않아야 하고 업무가 현저히 달라짐에 따른 생경함, 두려움 등으로 휴직 신청이나 복직 그 자체를 꺼리게 만드는 등의 지장을 초래하지 않아야”한다라고 설시하였다. 즉, 제19조 제3항의 불리한 처우 금지 조항은 육아휴직자에 대한 사업주의 처분이 노동자의 육아휴직 신청이나 복직 신청을 저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관점에서 해석하도록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이는 사업주의 복직 명령이 ‘인사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했는지’가 아니라 ‘노동자의 육아휴직 신청이나 육아휴직 후 복직 신청을 저해하는 영향을 미치는지’를 중심으로 그 정당성을 판단하게 한다는 점에서 사안을 판단하는 관점을 완전히 전환시킨다. 일반적인 전직의 정당성 사건과 다르게 육아휴직 복직자 사건을 판단해야 한다고 제시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대상판결은 제19조 제4항의 구체적인 해석론을 제시하였다. 우선 제4항의 “같은 업무”에 해당하려면 ‘문서상 명시된 업무내용뿐만 아니라 실제 수행하여 온 업무도 함께 고려해야 하고 휴직 전후의 업무를 비교했을 때 그 직책, 직위의 성격, 내용, 범위 및 권한, 책임 등에서 사회통념상 차이가 없어야’한다고 하였다. 같은 업무인지 판단함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엄격한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또한 제4항의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다른 직무”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 ‘근로환경의 변화나 조직의 재편 등으로 인하여 다른 직무를 부여해야 할 필요성 여부 및 정도, 임금을 포함한 근로조건이 전체적으로 낮은 수준인지, 업무의 성격과 내용ㆍ범위 및 권한ㆍ책임 등에 불이익이 있는지 여부 및 그 정도, 대체 직무를 수행함에 따라 업무상ㆍ생활상 이익의 박탈 여부 및 정도, 불리한 처우를 하지 않기 위하여 사전 협의 등 필요한 노력을 하였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임금이 같은 수준인 것만으로는 육아휴직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를 하지 않을 의무를 다했다고 할 수 없고 실질적으로 불리한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사건 인사발령이 노동자에게 실질적으로 불리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발탁매니저 직책의 성격이 문제되었다. 이 사건 노동자는 휴직 전의 직책이었던 발탁매니저를 복직 후 유지하지 못한 것이 제19조 제3~4항 위반이라고 주장하였는데, 하급심 판결에서는 발탁매니저가 정식직책이 아니고 회사의 필요에 따라 임시적, 시혜적으로 부여되는 임시직책이라고 판단하였다. 회사의 ‘발탁매니저 운영세칙’에 따르면 발탁매니저는 회사의 필요에 따라 임시로 보직된 직책이고 경영상 필요한 경우 발탁매니저 보직을 해임하고 과장급 이상의 간부사원을 보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다. 또한 발탁매니저로 발령 받았다가 다시 담당 직급으로 발령받은 다수 사례가 존재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규정과 사실을 바탕으로 하급심에서는 발탁매니저가 임시직책에 불과하므로 본래의 직급에 따라 수행해야 할 직책으로 복귀시킨 것이 노동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불리한 처우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매니저 직책 267개 중 45.3%인 121개가 발탁매니저에 의해 수행되는 사실, 17년의 기간 동안 발탁매니저로 일하다 사원으로 변경된 자가 101명인데 발탁매니저로서의 근무기간이 2년 이상인 경우가 절반가량이라는 점, 발탁매니저로 근무하다 육아휴직을 사용한 경우 대부분 복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발탁매니저 직책이 부여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임시직책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는 발탁매니저로 근무하는 기간이 사원과 매니저 사이의 중간단계처럼 정례화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회사 측도 육아휴직 복직 후 발탁매니저 직책을 다시 부여하는 방식으로 운영해 왔는데 원고인 노동자에게 부여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제시하지 않고 임시직책 운영상의 재량이라고만 설명하였던 것이다. 대상판결은 취업규칙상 임시직책으로 규정되어 있다 하더라도 실질적인 운영 실태를 고려할 것, 제19조 제3항의 취지를 고려하여 직책 운영상의 재량이 육아휴직 사용 관련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지를 심사할 것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발탁매니저를 정식직책으로 인정하더라도 제19조 제4항의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해당한다면 인사명령의 정당성이 인정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 설명하였듯이 대상판결은 단순히 휴직 전후의 임금 수준만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육아휴직 이전보다 불리한 직무가 아니어야 하는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업주가 필요한 조치를 다하였는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대상판결은 같은 업무로 복귀시킨 경우인지에 대하여 원심판결이 임시직책이라는 잘못된 판단을 하였고, 같은 수준의 임금인 직무를 부여한 경우인지에 관련해서는 임금 수준만 비교하는 등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잘못이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과거 육아휴직자 불리한 처우 관련 사건은 해고처분을 하는 등 불리함 여부에 이론의 여지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대상판결 사안은 육아휴직 이전과 같은 직급이나 직책과 달리 부여한 경우라는 점에서 특색이 있는데, 사업주의 인사재량 이전에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할 권리의 보호라는 관점에서 제19조의 문언과 체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는 판결이다. 고용노동부의 육아휴직 관련 업무편람에서는 같은 임금 수준의 직무라 하더라도 제19조에서 금하는 불리한 처우가 될 수 있음을 안내하고 있으나 실무에서는 임금 수준만 같으면 된다는 해석이 통용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 판결을 계기로 육아휴직자에 대한 인사명령의 정당성이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의 입법취지를 고려하여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출처 : 구미영(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